빈센트 반 고흐

[고흐] 빈센트 반 고흐작품 삼나무가 있는 밀밭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The Founder 2020. 11. 20. 20:33

삼나무가 있는 밀밭,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캔버스에 유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아름다운 죽음의 나무, 사이프러스

유럽 남부에서 사이프러스(삼나무)는 묘지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는 나무입니다. 이는 고인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그리스, 로마 시절부터 이어져온 풍습입니다. 그래서 유럽 남부 사람들은 사이프러스라고 하면 죽음을 연상하곤 합니다.

 

죽은 이들의 섬, 아르놀트 뵈클린, 1880년, 캔버스에 유채, 바젤미술관

아르놀트 뵈클린의 1880년 작인 죽은 이들의 섬에서 사이프러스는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저승으로 인도하는 뱃사공 카론이 사이프러스가 잔뜩 심어진 섬으로 배를 몰고 가는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사이프러스는 죽음과 애도를 상징하는 수목이었습니다.

 

죽음의 나무, 고흐의 손에서 약동하는 생명이 되다.

삼나무가 있는 밀밭은 고흐가 생 레미에서 요양을 하던 시절에 그린 그림입니다. 고는 요양을 하면서 프로방스 인근을 돌아다녔는데 이때 자연경관, 그 중에서도 사이프러스에 끌렸습니다. 그는 동생 테오와의 서신에서 "사이프러스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만큼 아름다운 선과 비례를 가지고 있다", "항상 사이프러스가 내 머릿 속을 지배하고 있다"라고 언급할 만큼 사이프러스에 매혹되어 있었습니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 심어진 삼나무들

죽음과 애도의 상징인 사이프러스지만 고흐가 받은 인상은 사뭇 달랐던 것 같습니다. 삼나무가 있는 밀밭에서 표현된 사이프러스는 황금빛 들판에서 타오르는 불꽃처럼 표현되었는데 뵈클린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정적이고 생기없는 사이프러스와는 반대로 동적이며 생명력이 약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고흐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 하지만...

이 시기의 고흐는 발작과 안정을 반복하던 시기였습니다. 본 작품에서 구불구불 왜곡되고 옆으로 늬여진 자연과 사물은 고흐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프러스만큼은 하늘을 향해 곧게 세워져 있습니다.

 

극도로 쇠약해진 자신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죽음을 상징하는 사이프러스에 매혹되었지만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보단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예술에 불태우려했던 고흐의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삼나무가 있는 밀밭 속 사이프러스는 흔들리지 않고 곧게 생명력을 불태우며 서 있는 것이 아닐까요?

 

빈센트 반 고흐는...?

본명 : 빈센트 빌럼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사조 : 후기 인상주의

출생 :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쥔더르트(Zundert)

사망 : 1890년 7월 29일(향년 37세)  프랑스 발두아즈주 오베르쉬르우아즈 (Auvers-sur-Oise)

 

주요작품 목록

- 아이리스

- 아를,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 아를의 밤의 카페

- 아를의 반 고흐의 방

- 수확

- 생트마리드라메르 바다경치

- 삼나무가 있는 밀밭

- 별이 빛나는 밤

- 꽃 피는 아몬드 나무

-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초록 밀밭

- 아니에르의 시렌 레스토랑

- 흰 장미

- 협죽도와 책

- 올리브 밭 풍경

- 양귀비 들판

- 앙글루아 다리

-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 해바라기

- 해바라기2

- 장미가 든 꽃병

- 자화상4

- 자화상5

- 모브의 추억

- 싸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