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와 조화를 사랑했던 화가
앙리 마티스는 야수파의 창시자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야수파(fauvisme)란 색채를 야수처럼 힘이 넘치게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야수파의 그림은 사물이 가진 본래의 색을 무시하고 화가가 느낀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색을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티스는 현실을 화폭에 그대로 옮긴 그림보다는 화가의 주관 아래에서 질서와 조화를 이루어 재구성된 그림이 감상자에게 안심과 휴식을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균형이 잡힌 무구(無垢)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지쳐버린 사람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그림을
마티스는 창작자로서의 에고(ego) 뿐 아니라 감상자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까지 의도하여 작품활동을 한 보기 드문 화가였습니다. 후기로 갈 수록 마티스가 사용하는 색은 서너가지 정도로 줄어드는데 이로인해 통일감과 안정감을 주어 감상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렇게 감상하기 쉽다는 점은 마티스를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으로 불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붓을 쥘 수 없어도 작품을 이어나갔던 화가
이카루스는 마티스가 78세 되던 해인 1946년에 제작한 작품입니다. 이 때의 마티스는 지독한 관절염으로 인하여 붓을 들기조차 힘든 시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붓을 손에 묶어 작품활동을 이어갔으나 이것도 여의치 않자 색종이를 오려 종이에 붙이는 콜라주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이카루스는 바로 콜라주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그는 색종이를 오려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가위는 연필보다 더 감각적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색종이를 가위로 오려내는 작업이 마치 조각가가 돌을 정으로 깎아 내는 조각 작업과 흡사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사용하는 색의 수를 줄이고 형태를 단순화 함으로써 통일감과 조화 만들어내는 것을 중요시했던 마티스와 콜라주 방식은 꽤 잘 맞았습니다.
작품 내적으로 보면 이카루스는 창공에 날개짓 하는 듯한 모습의 인물과 심장을 의미하는 듯 보이는 빨간 점, 붓으로 거칠게 하늘과 깃털을 연상시키는 노란 색종이이라는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는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만든 비행할 수 있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았던 인물입니다.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너무 높이 올라간 탓에 뜨거운 태양빛에 날개와 몸을 접착했던 밀랍이 녹아 땅으로 추락하는 비극을 겪습니다.
이카루스는 비극의 인물이지만 추락할지언정 이상을 향해 비상(飛上)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도전정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림 속 이카루스를 보면 손으로 붓을 들기도 힘든 상황에서도 색종이를 오려 작품활동을 이어갔던 마티스의 도전정신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앙리 마티스는...?
본명 : 앙리 에밀브누아 마티스(Henri Émile-Benoit Matisse)
화풍 : 야수파
국적 : 프랑스
출생 : 1869년 12월 31일
사망 : 1954년 11월 3일
작품목록
- 푸른 누드
- 모자를 쓴 여인
- 춤(The Dance)
- 푸른창문
- 이카루스
- 보라색 코트를 입은 여인
- 왕의 슬픔
- 음악
- 붉은 방
- 달팽이
- 삶의 기쁨
- 붉은 화실